-한국시민사회•노동•기후운동계 한 목소리로 포스코에 “미얀마 군부와의 관계 단절•산업재해 근절•석탄화력발전소 중단” 요구
-몽유와의 저항 시위 리더 “리틀 판다”의 동료, 前미얀마 군부기업 MOGE노동자, 시민방위군에 참여하는 청년 등 미얀마 현지에서 영상 메세지 전해
너머서울 기후위기대응 서울모임,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모임,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11월 30일 미얀마 쿠데타 시민항쟁 300일을 기억하며 <인권악당, 기후악당, 노동착취 포스코 규탄대회>를 공동주최했다. 추운 날씨에도 40여명의 시민들이 포스코센터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여했다.
지난 3월 10일 기업과인권네트워크, 기후위기비상행동,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 시민사회단체 모임 등이 '기후,노동,인권 악당 포스코 삼진아웃! 포스코 규탄대회'를 개최한지 8개월 여 만의 일이다. 그후에도 8888공동행동, 대사관 앞 1인 시위 등 시민사회의 공동행동이 이어져왔다.
포스코는 미얀마 군부와 협력관계를 맺으며 가스전 사업 대금지급 등을 통해 군부에 자금줄을 제공한다는 국내외의 비판을 받고 있는 기업이다. 이날 규탄대회에서는 미얀마에서의 인권침해뿐 아니라 포스코의 산업재해와 불법파견, 석탄화력발전소 건립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제기되었다.
여는 발언으로 나선 민주노총 서울본부 김진억 본부장은 “우리는 산업재해에 끊이지 않는 포스코에 안전한 일터와 노동탄압 중단을 촉구고자 모였다”며 “지금이라도 포스코는 미얀마 군부지원·기후악당·인권악당의 오명을 벗어야 한다. 우리의 경고를 분명히 받아들이지 않으면 반민주 반노동 기업 포스코에 대해 응징할 것이다”라고 발언했다.
이어 미얀마 지지 시민모임의 이상현 공동집행위원장은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이 포스코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람과 환경에 대한 책임을 방기한 기업의 행위가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주는지 똑똑히 알 수 있다”, “오늘 우리는 또다시 인권의 이름으로, 노동의 이름으로, 기후정의의 이름으로 이곳에 다시 섰다. 결코 잊혀져선 안 될 나중이 되어선 안될 삶들을 위해 함께 싸우고 있다”며, 국경과 분야를 넘어 연대해나갈 것을 강조했다.
기후위기대응 서울모임 이현정 대표는 “포스코가 짓고 있는 삼척블루파워 발전소는 맹방해변의 파괴를 비롯해 서울로 전기를 끌어오기 위해 강원도 곳곳에 송전탑을 건설하며 강원도민들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지역을 착취하지 않고 서울에서 전기를 스스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에너지 자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규탄대회에 참여한 양동운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법률국장과 공공운수노조 발전비정규직 대표자회의 이태성 간사는 각각 비정규직 사용실태와 이들이 겪는 일상적인 산업재해의 위험들을 폭로했다. 양동운 국장은 “포스코는 법원이 연이어 하청노동자 사용이 불법이라고 판결함에도 불구하고 불법파견을 유지하고, 안전을 위한 인력충원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며, “최정우 회장 없이는 포스코가 돌아가지만 하청노동자없이는 포스코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러나 포스코는 그 많은 하청노동자들은 위험에 방치하면서 최정우 회장에게는 70억의 연봉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규탄했다.
발전소에서 23년째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이태성 간사는 “가장 아래에 있는 하청노동자들이 엄청난 오염물질을 흡입하면서 일하고 있다”고 폭로하며, “발전소 노동자들은 기후위기 최전선에 있지만 여전히 정부 대책 속에서 아무런 대화에도 참여하지 못한 채 발전소 폐쇄계획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많은 분들이 기후정의 공동행동을 통해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얼마나 열악하게 일하는지 보고, 고민하고 뜨거운 눈물을 함께 흘려주셨다. 이제 발전소 노동자들을 따뜻한 친구가 생겼고, 우리의 싸움은 노조의 싸움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싸움이다”라며 결의를 모았다.
발언 사이사이에 참가자들은 한 목소리로 포스코를 향해 “포스코를 규탄한다”며 구호를 외쳤다.
이어, 미얀마인 당사자로서 발언한 묘헤인 한국 NUG 대표부 자문은 “추운 날씨에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모여주셔서 감사하다”며, “평화를 염원하는 미얀마 시민들이 미얀마 군부독재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미얀마 군부가 몇 십년 동안 미얀마의 자원유통과, 경제권, 군사권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군부의 힘을 약화시키는 데 포스코의 가스전 사업 대금지급 중단이 절박함을 강조했다.
미얀마 현지의 민주화 운동가들이 보내온 메세지도 전달되었다.
몽유와에서 미얀마 민주화 시위를 이끌다 체포된 청년 리더 “리틀판다” 웨이 모 나잉의 동료 활동가는 자신을 ‘몽유와 대학교 학생’이라고 소개하며,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시민들의 권리도 사라지고 있고, 여성들과 아이들이 폭력을 당하고 있다”며 “포기하지 않고 당당한 마음으로 군부독재의 뿌리가 뽑힐 때 까지 계속 투쟁해 나갈 것”이며, “국제사회에서도 인권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독재의 주범들이 벌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군부독재에 맞선 무장투쟁에 참여하고 있는 미얀마 청년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연방민주주의”이며, “그래야 우리 같은 청년들이 집에 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하며, 한국에서도 “미얀마가 민주화가 될 때까지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포스코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미얀마 군부기업 미얀마국영가스석유공사(MOGE)에서 일하다 현재 까친주에서 방위군 지원을 맡고 있는 운동가의 메세지도 이어졌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미얀마 시민들의 투표를 존중하지 않았고, 시민들이 평화시위를 할 수 있는 권리와 정의를 짓밟았기 때문에 정의의 편에 서고자 민주주의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며, “한국 시민사회도 미얀마 민주주의 혁명을 적극적으로, 존경스럽게, 자랑스럽게 지원하고 함께 해주고 있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혁명은 승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날 행사의 사회는 주최단위 중 하나인 민주노총 서울본부 이상윤 조직차장이 맡았다. 연대 공연으로는 다양한 투쟁현장에 연대하는 뮤지션 예람, 야마가타트윅스터가 함께 했다. 두 뮤지션은 지난 6월 6일 미얀마 시민들을 응원하는 <PEACE FOR MYANMAR> 공연에도 참여한 바 있다.
선언문 낭독은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안나 활동가, 민주노총 금속노조 정혜원 국제국장, 너머서울 김일웅 정의당 서울시당 사무처장이 맡았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윤보다 생명을! 포스코는 미얀마 군부 결탁・노동탄압・탄소배출 중단하라!”고 촉구하며, 포스코가 △미얀마 군부와의 관계를 단절하고 가스전 사업 대금 지급을 중단할 것, △ 노동탄압, 불법파견 중단하고, 산업재해 근절을 위해 노동자와 협의하여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할 것, △석탄화력발전소 설립 즉각 중단하고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 △기업 이윤보다 시민과 노동자의 생명안전과 기후정의를 위해 책임을 다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날 규탄대회는 시민사회단체와 기후운동•노동계, 시민들이 영역을 넘어 기후•인권•노동문제에 대한 포스코의 책임을 묻고 앞으로 공동대응을 해나갈 것임을 선언한 데 큰 의의가 있다. 포스코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법제도 개정 및 정부의 조치 또한 주요 과제다.
순서
- 사회_이상윤 민주노총 서울본부 조직차장
- 여는 발언_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 이상현 미얀마 지지 시민모임 공동집행위원장
- 발언 1 : 기후악당 포스코 규탄_ 이현정 너머서울 기후위기대응서울모임 대표
- 발언 2 : 노동착취 규탄_ 양동운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법률국장
- 영상 1: 미얀마 군부와 포스코와의 관계 및 시민사회의 대응_ 미얀마 지지 시민모임
- 공연 1 : 예람
- 발언 3 : 기후위기 최전선 당사자_이태성 간사,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 발언 4 : 미얀마의 목소리_묘헤인 한국NUG 대표부 자문위원회
- 영상 2 : 해외 당사자 발언_ 미얀마 CDM 노동자, 시민단체, 청년조직
- 공연 2 : 야마가타 트윅스터
- 기자회견문 낭독
[기자회견문]
이윤보다 생명을!
포스코는 미얀마 군부 결탁・노동탄압・탄소배출 중단하라!
지난 2월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이래, 저항하는 시민항쟁이 300일이 넘었다. 그동안 수많은 이들의 삶이 파괴되었다. 쿠데타 후 군경의 총격에 의한 사망자는 집계된 수치로만 최소 1,295명, 체포는 10,517명, 수배자는 1,954명 이상에 달한다. 미얀마의 시민들은 군부의 살상과 폭압이 이어지는 상황에도 이에 굴하지 않고 결연히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
군부 독재와 맞서싸우는 미얀마의 시민들은 한국기업 포스코가 미얀마 군부와의 관계를 단절하고 대금지급을 중단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미얀마의 시민단체 Justice for Myanmar와 미얀마 지지 시민모임은 ‘미얀마 군부 카르텔 맵'을 공개하여 포스코 인터내셔널이 한 해 2000억 원 이상의 미얀마 가스전 사업 배당금을 미얀마국영기업 MOGE에 지급하고 있으며, 이는 군부로 흘러들어가 자금줄이 되고 있음을 밝혔다. 그뿐 아니라, 포스코는 롯데호텔과의 합작사업으로 미얀마 군부가 소유한 땅을 빌려 매년 군부에 약 20억 원을 최장 70년 동안 지급할 예정이며, 유엔 안보리가 미얀마 정부의 로힝야 집단 학살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한 시기에 미얀마 군부에 군함을 판매하기까지 했다. 지난 5월 4일, 한국시민사회는 군부와의 관계 단절을 요구하는 1만 명 이상의 서명을 모아 포스코에 전달했지만, 지금까지도 포스코는 미얀마 군부와의 관계단절을 거부하고 있다.
포스코는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만들어진 기업으로, 강제징용, 위안부 피해자에게 주어져야 할 배상금이 국가발전이라는 명목으로 기업설립에 대신 쓰였고, 국민연금이 기업 지분의 11%를 소유하고 있는 공적 책임이 막대한 기업이다. 또한, 포스코는 기업이 사회발전을 위해 공존·공생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며 ‘기업시민'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포스코의 행보는 그에 역행한다. 미얀마 시민들을 위해 포스코의 변화를 요청하는 일은,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에 함께 대항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증진시키는 일이며, 그간 시민과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이윤을 창출해온 기업 행위에 대한 적절한 기준을 마련하고 더 이상의 희생을 막아내는 길이다.
포항과 광양에 있는 포스코의 제철소에서는 2020년 한달 새 5명의 사내하청노동자들이 사망하였고, 매년 사망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년간 화재와 가스누출, 발전기 폭발 등 대형 사고를 포함한 크고 작은 사고가 155건, 사망자는 21명에 달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포스코는 산업재해를 입은 노동자들에게 도리어 안전수칙 위반을 들어 징계조치를 하고, 산재 은폐에 나섰다. 각종 위험 신호에도 안전문제에 대한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고 있으며, 노동탄압도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는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첫 임단협에 돌입한 2018년까지 무려 50년간 무노조 경영 방침을 고수해왔으며, 지금도 불법파견노동을 행하고 있다. 포스코는 파견법상 파견이 금지된 제조업이지만 사내하청노동자들을 불법 파견해 소송에서 패소하였고, 사내 하청노동자들과 정규직 노동자들을 차별대우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이 제기되었다.
이윤을 위해 인간을 착취하는 기업에게는 자연환경과 지구의 지속가능성 또한 뒷전일 수밖에 없다. 기후위기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국내 최대 탄소 배출 기업인 포스코 제철소 굴뚝에서는 여전히 온실가스를 비롯한 오염물질이 다량 배출되고 있고, 포스코의 자회사 포스코에너지는 삼척에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여 주민들의 건강 피해와 환경파괴, 어업 등 생업 침해를 유발하고 있다. 정의로운 산업 전환이 절박한 시점이지만, 포스코는 충분한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있으며, 수소환원제철 등 불확실한 기술적 해법을 내세우고 있다.
포스코는 하나의 기업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우리는 포스코에 이 시대에 더이상 낡은 기업 관행이 되풀이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할 것이다. 기업들에게 ‘그래도 된다'가 아니라 ‘그래서는 안된다'는 단호한 시민의 명령을 전할 것이다. 또한, 포스코를 규탄하고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이 앞에 선 우리는, 포스코만이 유일한 문제가 아님을 알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블랙록과 같은 민간, 심지어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기금을 비롯해 여러 투자사들이 지금도 미얀마 군부 연루 사업에 투자를 하고 있다. 포스코에서 지금껏 무수한 산업재해가 반복되고, 기후위기에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은 생명보다 이윤을 우선시하는 한국사회의 관행과도 무관하지 않다. 국가 기금이 투입된 기업이 비윤리적인 사업을 추진하며 시민의 감시에도 벗어나 있는 현실, 관련 법제도와 지침이 미비하기에 K-ESG 최상위등급을 기록하는 현실을 고발하고, 비윤리적인 기업행위에 침묵하거나 미얀마군부와의 경제협력을 논하는 한국정부에게 분명한 규탄의 메세지를 전할 것이다. 지금 세계 각지의 정부와 초국적기업들이 기후위기와 인권, 노동권 침해의 책임으로 법정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있다.
포스코의 역사는 경제성장을 위해 수많은 희생을 초래해온 한국사회의 역사와 발걸음을 같이 한다. 그렇기에 지금 한국의 시민들은 국익과 기업의 이윤이라는 명목으로 시민들과 노동자들의 생명, 안전, 모든 권리를 침해해온 역사를 끊어내기 위해 여기 모였다. 우리는 우리 사회에서, 그리고 미얀마에서 일어나는 참사에 함께 연대하면서 서로 다른 우리의 문제들이 공통의 원인을 갖고 있음을 확인하고, 우리의 모든 삶을 지키기 위해 포스코에 함께 맞서고자 한다.
우리는 각계각층의 한 마음을 모아 포스코에 다음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하나. 포스코는 미얀마 군부와의 관계를 단절하고 가스전 사업 대금 지급을 중단하라
하나. 포스코는 노동탄압, 불법파견 중단하고, 산업재해 근절을 위해 노동자와 협의하여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하라
하나. 포스코는 석탄화력발전소 설립 즉각 중단하고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
하나. 포스코는 기업 이윤보다 시민과 노동자의 생명안전과 기후정의를 위해 책임을 다하라
2021년 11월 30일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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