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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정의버스, 새만금과 태안 석탄발전소 현장을 방문하다

공항 대신 갯벌!”, 새만금 신공항 계획 철회가 기후정의다

석탄발전소 노동자, “여기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잊지 말라

 

기후정의버스 웹자보(ⓒ 탄중위해체공대위)

 

1. 탄중위해체공대위(이하 공대위)1112() 전북 새만금과 충남 태안을 방문하는 기후정의버스를 운행하였다. 서울, 부산 그리고 대전의 활동가와 시민들 40여명이 참여하였다. 전북도청 앞에서 새만금 신공항 계획을 반대하는 기자회견, 신공항 예정부지인 수라갯발 답사, 그리고 석탄발전소 폐쇄가 예고된 충남 태안에서 진행한 노동자 연대 집회가 진행되었다. 이번 사업은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기후위기전북비상행동, 발전노조, 발전비정규직전국대표자회의가 공동으로 추진했다.

 

2. 이날 10시 반에 전북도청에서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전북기후위기비상행동과 함께 공대위는 새만금 신공항 계획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전북도청 앞 새만금 신공항 계획 규탄 기자회견 (ⓒ 탄중위해체공대위)

  • 처음 발언자로 나선 전북녹색연합, 한승우 새만금 살리기 위원장은 국토부가 새만금 신공항의 건설 목적으로 “미군에게 제약을 받지 않는 독립적인 민항을 건설하여 지역개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제시하였지만 실제로는 “미군의 요구에 의해 위치가 선정되고, 미군의 통제를 받으며, 미군이 이용할 목적으로” 건설되고 있다고 폭로하였다. 환경부장관의 국회 발언을 근거로 제시하였다. 그는 신공항 부지인 수라갯벌이 36종 이상의 법적 보호종의 서식처임을 밝히며 “수라갯벌은 국가가 정책적으로 보호를 해야 할 대상”이라며, 정부는 새만금 신공항을 철회하고,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공대위 집행위원 이현정은 새만금 개발사업에 대해 “작년에 매립이 끝났어야 할 공사는 아직 40%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토지이용계획도 오리무중”이라며 운을 뗐다. 이어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지만 수질은 6등급에 달해” 생물이 살 수도 없어, 새만금 위원회도 담수화를 포기하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의 시대에 새만금의 갯벌과 생태계를 되살리는 일이 우선이라며 “공항 말고 갯벌!”을 외쳤다.
  • 마지막으로 발언한 멸종반란 활동가 수수감자(활동명)는 수라갯벌은 저어새, 도요새, 흰발농게, 금개구리 등 보호종 외에도 똑같이 보호받아야 할 수많은 생명이 존재하는 삶터이라며, 신공항 건설을 ‘죽음’이자 ‘학살’이라 규정했다. “무엇이든 어디든 돈이 된다면 쥐어짜내어 말려버리는 이 죽음의 체제”와 “토건 폭력”에 맞서 “생명을 지키기 위한 반란, 생명을 위한 혁명”이 절실히 필요함을 주장했다.

새만금 수라갯벌 답사 모습 (ⓒ 탄중위해체공대위)
수라갯벌 초입에서 “공항 말고 갯벌!”을 외치는 참가자들 (ⓒ 탄중위해체공대위)

 

3. 이날 오후 4, 태안읍 시외버스 터미널 앞에서 발전노조, 발전비정규직전국대표자회의와 함께 공대위는 정의로운 전환, 노동자들이 요구한다는 슬로건을 걸고 연대 집회를 개최하였다. 이 집회에는 태안과 타 지역 석탄발전 노동자와 기후정의버스 참여자를 포함해 약 200여명이 참여했으며,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이사장도 참여했다.

 

태안 버스터미널 앞의 “정의로운 전환, 노동자들이 요구한다” 집회 모습 (ⓒ 탄중위해체공대위)

  • 방문 인사를 한 공대위 집행위원 김선철은 비정규직 정규화를 약속하고 ‘탈석탄 과정에서 일자리 잃는 노동자가 없게 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탄중위는 2030 온실가스 감축 계획 등 기후위기 대응 정책도 내용도 없이 자화자찬만 하고 있으며, 이제 누군가가 해줄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을 버리고 기후위기 최전선 당사자가 연대하고 힘을 모을 때만이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태안 석탄발전소 노동자의 발언에 이어졌다. 협력업체인 금화PSC 노조 송상표 지부장은 결혼 직후부터 이십년 간 온갖 고된 일을 마다하지 않고 일하면서 가족을 부양했는데, 발전소가 폐쇄되면 “가족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를 물었다. 기후위기 때문에 석탄발전소를 폐쇄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위협받고 있는 지구의 생명들 만큼이나 비정규 노동자도 역시 생존에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가족을 잃을 수 있고 삶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달라 호소했다.

태안 석탄발전소 노동자의 발언 (ⓒ 탄중위해체공대위)

  •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본부 이정호 노동안전보건부장은 얼마전 최근 86여명의 위원을 가지고 출발한 충남 탄소중립위원회가 노동자 시민의 참여 없이 교수와 외지인 등으로 일방적으로 구성되었다고 비판했다. 노동자들의 참여 요구에 대해, 충남도청 공무원들은 대놓고 “왜 우리가 너희와 이야기를 해야 하느냐”라는 식으로 대꾸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충남의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정의로운 전환이 필요한 시기에 가망이 없는 충남 탄중위 해체를 위해서 싸울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 멸종반란의 지민 활동가는 연대 발언을 통해 기후위기로 인해 생태계와 생명이 사라져가는 것은 물론이고 노동자의 삶도 파괴되고 있는데 정부는 방관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공정’을 말하며 자본과 노동을 모두 살피겠다고 했지만, 권력 차이가 현격한 상황에서 이 둘을 어떻게 같은 선상에 두고 이야기할 수 있냐며 결국 “기업 먼저, 노동은 나중에”로 귀결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거짓 ‘민주주의’ 대신 외주화 금지와 정규직화, 노동자들과 지역공동체가 참여하는 기후위기 대응 정책 마련을 요구했다.

4. 이번에 처음으로 시도된 기후정의버스 사업은 전국 각지의 기후위기 최전선 민중과 공동체들이 연대하여 급박한 기후위기 대응이 기후정의의 원칙에 따라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후정의동맹을 형성하기 위한 시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 기후정의버스는 이번 한번만 운행되는 것이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지속적으로 추진되면서, 다양한 지역과 사회운동 사이에서의 연대를 넓게 그리고 강력하게 형성하는데 기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미 경남 지역에서 기후정의버스가 기획되고 있어서, 기후정의버스의 확산이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