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정 소장과 김재성 실행위원이 지난 2일 광화문에서 열린 탄중위 해체 공대위 기자회견과 민간위원 사퇴요구서한을 전달하는 행동에 참여했습니다. 지난달에는 구준모 실행위원이 탈탄소 과정의 이해당사자인 농민과 빈민, 노동자가 거의 포함되지 않은 탄소중립위원회 구성에 대해 비판하는 칼럼을 한겨레를 통해 기고한 바 있는데요. 이날 탄중위 해체 공대위의 활동에 참여한 이현정 소장이 개인적인 소회를 페이스북에 업로드했습니다. 같은 내용을 홈페이지에도 공유합니다.
탄소중립위원회를 무려 “해체”하라는 공대위라서 그런지 무척 과격해 보이나 보다. 이런 게 과격하고 극단적인 거라면, 나는 앞으로 더 과격하고 극단적이 되겠다. 시스템을 다 바꿔도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말까인데, 고작 엉터리 시나리오를 내놓은 탄중위를 해체하자는 게 뭐가 그리 큰 일인가.
탄중위 위원중에는 직접 아는 사람들도 많다. 대학원 선후배, 환경 활동을 하면서 만난 분들 등등 열 명이 훌쩍 넘어간다. 그 중에는 내가 여러모로 존경하거나 좋아하는 분들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어쩌면 그래서 더 탄중위 해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연직과 위촉직을 100명정도 모아 놓고 8개 분과로 쪼개놓았는데, 청년, (사퇴한) 청소년 위원은 국제협력과 국민참여 분과에 넣어 놓았다. 공정 전환 분과에는 한국노총위원장 1명,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이 들어가 있고 나머지는 중소기업중앙외 회장, 제주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 단장, 교수 3인(응용과학대학, 경영학부, 행정학과), 연구원,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기후위기대응/에너지전환 지방정부협의회 회장이 들어가 있다. 교수 3분 중 한 분은 내가 잘 아는 분인데, 사실 왜 공정전환 분과에 들어가 계신지 잘 모르겠다.
이 위원회를 구성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분과위원회에 누가 들어가는지가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았을 수 있다. 어차피 일은 따로 존재하는 기술작업반이 다 할것이라고 생각했겠지. 탄중위에 참여하고 계시는 분들이, 정말 그 논의 결과에 동의하고 책임을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나름대로 존중하겠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구조라고 생각한다면 지금의 논의 구조를 깨지 않으면 알리바이가 될 뿐이다.
가장 끔찍한 것은, 위원회 안에서도 기후위기의 심각성이나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얼마나 큰 변화가 필요한지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의 책임이 가장 클 거라는 거다. 저기에 참여하고 있는 당연직 공무원들이야 전문가들 핑계를 댈거고, 시민들은 나중에 가서야 왜 이렇게 심각한데 그 때 그랬냐고 물을 것이다. 그 때 가서, 당신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대안만 내놨다고 이야기 할 것인가?
앞으로도 공적으로 비판할 일은 비판 할 것이다. 물론 나에게도 똑같이 그렇게 해주길 바란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자기들끼리 낭만적인 것. 자기들만의 인력 풀 안에서 돌려막기하는 것. 그 게 지금 권력을 잡은 집단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가 배운 것을 실천하는 것,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 하는 것, 그게 학자로든, 활동가로든 해야 할 가장 기본이라고 배웠다. 사퇴한 탄중위 청소년 위원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겠다.
덧. 어제 미리 연락하고 탄중위 사무실이 있는 건물 1층 로비에 갔는데, 담당자가 연락이 두절된 상태에서 거의 테러리스트 취급을 받았다. 사람들이 자유롭게 다니는 로비에서 우리에게만 사유지이니까 나가달라고 요청하는 직원을 보며, 그 사유지 소리가 너무 싫었다. 4대강 사업 현장에서 차를 미행하던 현*건설 직원들로부터도 자기네 현장에 왜 들어왔냐는 협박을 많이 당했었는데, 따지고 보면 하나도 다를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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