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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연구소 활동

홍천 양수발전소 / 송전탑 백지화 결의대회 참석

8월 26일에는 517차 강원생명평화기도회 및 양수발전소 송전탑백지화 결의대회에 참석하고, 기후정의동맹과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924 행진에 홍천에서 투쟁하시는 분들의 참석을 요청드리고, 정의로운 에너지전환 가이드북도 전달해 드렸습니다.

 

이현정 소장의 발언 내용을 공유합니다. 


반갑습니다.홍천으로 오면서 오늘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제가 서울 이외의 지역에 강의를 가면 가장 많이 드리는 말씀은 죄송하다는 말씀입니다. 서울에 사는 사람으로서 다른 지역들에 오염과 폐기물과 위험을 떠넘기고, 그냥 버튼만 누르면 편하게 전기를 쓰고 있는 사람 중에 한 명으로서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하지만 오늘은 그 말씀보다 먼저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왔습니다. 이렇게 버텨주시고 싸움을 이어나가 주셔서 너무 감사하단 말씀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마 여러분이 이런 싸움을 계속해오시지 않았다면 잘 몰랐을 겁니다. 삼척에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싸움을 하지 않았다면, 홍천에서 이렇게 양수 발전소 건설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싸움을 해 주시지 않았다면, 서울에서 쓰는 전기의 90%가 어디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서, 어떤 희생들을 통해서 만들어지고 있는지 잘 몰랐을 겁니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다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오늘 여기에 와서 또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 싸움에 마음으로 연대하고있는 사람들이 있고, 여러분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몇 년 전부터 얘기를 드렸었던 것처럼 송전탑과 양수발전 싸움도 기후정의라는 입장에서 함께 싸워야하고, 이러한 전국의 싸움들을 엮어내기위해 기후정의동맹이라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최근에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가이드 북: 이윤을 넘어 공공·민주·생태로(https://www.climatejusticealliance.kr/ff20db01-67c4-4558...)’라는 얇은 책을 냈습니다. 거기에 이 양수발전소 얘기와 송전탑 얘기도 함께 들어가 있습니다. 또, 왜 이 싸움이 홍천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서울에 사는 사람들도 꼭 알아야 되는 이야기인가, 왜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이 싸움에 책임이 있는가 이러한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재작년 초였나요. 저기 위에 천막이 철거 당하는 날, 아직 겨울이었던 그때 홍천군의 공무원들이 안에서 창 밖을 바라보며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기억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양수 발전과 관련해서 상하류 간에 어떤 분쟁이 있는지 어떻게 이간질하고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구성포에 제가 좋아하던 막국숫집이 있습니다. 근데 그 막국수 집은 양수 발전을 찬성하는 입장이신 걸로 알고 있고 그 얘기를 박성율 목사님에게 했더니 이제 그 집 가지 말라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웃음) 근데 저는 그 얘기를 듣고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사실 그분들(입장이 다른) 너무 미워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얼마 전에 제가 본 tv 프로그램에 사기를 당한 사람들이 나와서 인터뷰를 하는 걸 봤습니다. 근데 그 사람들이 하나같이 뭐라고 하냐면, 지나고 나서 보면 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에 내가 사기를 당했는지 정말로 황당하다는 겁니다. 너무나 이상한 게 많았는데 그때는 의심을 하지 못했다라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저는 왜 그 사람들이 그랬는지 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당시에는 욕심에 눈이 멀었기 때문이었을겁니다.
항상, 전국에서 비슷한 일이 반복됩니다. 사업을 추진하는 측은 워낙 이간질하는데 선수이기도 하고, 사람들 마음속에 어느 정도 있는 욕심을 자꾸 끄집어내서 입장이 갈리게 만듭니다. 지금 입장이 갈려서 이 사업을 찬성하는 분들은 그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욕심 때문에 지금 아마 이 상황을 제대로 보고 있지 못한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많이 속상하시겠지만 그분들 개인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이 싸움이 왜 정당하고 계속해 나가야 되는지 그것만 생각하셨으면 좋겠고요, 이 길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전국에 많이 있습니다. 그분들과 9월 24일에 서울에 오셔서 같이 만나고 혼자가 아니다라는 외롭지 않은 그런 마음과 희망을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매번은 아니지만 가능한 자주 와서 함께 연대하고 함께 하겠다라는 약속과 여러분이 외롭지 않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라는 말씀으로 오늘 인사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